본문 바로가기

항일독립운동사

항일

만주대륙 말달리던 항일독립투쟁 조명

경향신문 | 입력 2005.11.01 20:26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흔히 만주로 알려진 중국 동북3성은 일제 강점기 한국독립운동의 중요한 근거지였다.

특히 1930년대의 만주는 항일무장투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동북항일연군, 조선혁명군 등 항일단체들은 이 시기 만주를 중심으로 광범위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국내 학계의 만주지역 항일투쟁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이념의 굴레 때문이었다. 만주지역의 항일투쟁을 연구하려면 '김일성'은 피할 수 없는 존재다.

북한 학자들의 독립운동 연구는 김일성의 항일투쟁이 전부라 할 정도로 김일성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해방 이후 오랫동안 남한 학자들은 김일성의 '투쟁'을 애써 외면해 왔다. 남북 대립이 극심했던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반인은 물론 일부 학자들조차 김일성을 '가짜'라고 여길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만주지역, 그것도 30년대의 무장투쟁을 연구한다는 것은 적잖은 학문적 용기를 필요로 했다.

고구려연구재단 장세윤 연구위원(46)은 남한 학계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은 30년대 만주항일투쟁을 연구해온 몇 안되는 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20~30년대 남만주지역에서 활동했던 조선혁명당의 활동을 파헤친 '조선혁명당의 민족해방운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봉오동·청산리대첩, 간도 봉기 등 만주지역의 무장투쟁과 이 지역에서 활동한 양세봉·허형식·이홍광 등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해왔다. 또 항일무장투쟁 세력들의 의식주 생활을 그들이 사용했던 무기·탄약·의복·약품·식량 등을 통해 분석, 독립운동사에서도 미시사(微視史)적 연구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그런가 하면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분석, 학계에 소개하기도 했다.

장위원이 출간한 '중국 동북지역 민족운동과 한국현대사'(명지사)는 그간 학술대회나 학술지에 발표했던 논문을 모은 연구서이다. 만주지역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 논문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 학계의 독립운동 연구와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글들.

'해방 직후 북한 학계의 민족해방운동사 인식과 편찬'에서는 1949년 김일성종합대에서 편찬한 '조선민족해방운동사'의 내용과 집필진을 분석하고 있다. '남북한 항일무장투쟁에 대한 역사인식'에서는 남북한 역사교과서에 기술된 독립운동의 차이, '세기와 더불어'의 간행과 최근 북한의 연구동향 등을 다루고 있다.

또 '주보중의 동북항일연군 교도려와 한국현대사'에서는 김일성의 상관으로 동북항일연군을 이끌었던 주보중(周保中)의 항일투쟁을 소개하고 '벽초 홍명희의 현실인식과 민족운동'에서는 해방 이후 벽초의 북한에서의 활동을 더듬고 있다. 만주지방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북한 근현대사의 실상을 그려낸 장위원은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사회의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북한 정권 수립의 기반이 된 동북지역의 민족해방투쟁과 객관적 실체로서의 북한의 존재를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조운찬기자〉

- 대한민국 새신문!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항일독립운동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복70  (0) 2016.05.23
일제강점기  (0) 2015.03.29
미국 해군제독 페리  (0) 2015.03.01
일제강점기  (0) 2014.12.27
항일독립운동  (0) 201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