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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안동김씨 돌림자

김 재철 - 군사공파

[커버스토리]참치대중화 성공, 금융업까지 진출

주간경향 | 입력 2006.01.27 09:47                      

김 회장은 어떤 사람?… 꼼꼼한 일처리로 '주사' 별명회장님의 허락을 받지 않아서 줄 수 없습니다." 동원그룹(현재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동원엔터프라이즈지주로 분리)의 모기업격인 동원F&B 홍보실에 김재철 회장의 기본적인 신상과 어떻게 동원그룹을 일으켰는지 사료를 달라고 하자 바로 이 대답이 돌아왔다.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 역사인데 못 줄 것이 뭐 있냐'는 기자의 항의에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했다. 결국 협조 공문을 보낸 후에야 자료와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까지 김재철 회장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기업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역협회 임·직원에 따르면 김재철 회장은 무척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다. 김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대충대충'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세밀한 일처리를 중요시한다. 그래서인지 무역협회에서 김회장은 '김 주사'로 통한다. 과장이나 대리가 할 일도 일일이 챙기는 꼼꼼함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보고를 받을 때도 실무 과장을 부를 정도다. 하지만 동원F&B 관계자는 "원리원칙이 명확할 뿐이다"고 항변했다.

>학사출신 선장 1호, 8년간 참치잡이

어쨌든 김 회장은 이런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거친 파도와 싸우는 마도로스 생활을 무려 8년이나 한 '터프'한 인물이다. 젊은 시절 거친 일을 많이 했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참치'다. 우리에겐 참치통조림의 대명사가 바로 동원 참치이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강진이 고향인 김 회장이 부산수산대를 나와 택한 직업이 마도로스다. 보통 부산수산대를 나오면 중·고교 교사를 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원양어업을 시작한 1958년에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에 승선하면서 무려 8년간이나 참치잡이 생활을 했다. 그리고 마도로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선장이 됐다. 학사 출신 선장 1호다. 그만큼 참치를 잘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양어선 업계에서 '참치 잘 잡는 선장'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1969년 후 현재 동원그룹의 모태가 된 동원산업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참치는 비싼 생선이라서 전량 수출했다. 그러다가 1982년부터 일반 시판을 시작했다. 김 회장이 전년도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가 되면 참치통조림을 먹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 초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88 서울올림픽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동원의 참치통조림은 국민식품이 됐다. 동원 참치통조림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종합수산물회사로 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한신증권(동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합병)을 인수해 금융업에도 진출하면서 동원그룹으로 확장했다.

소설가 정비석씨가 인정한 글솜씨

독서광인 김 회장은 글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외모에서도 학자적인 인상이 강하다. 40대 이상은 초등학교 시절 김 회장이 쓴 글을 교과서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 "재웅아! 우리는 드디어 만선을 했다. 우리 배는 지금 어창마다 고기를 가득 싣고 사모아로 돌아가는 길이다. 푸른 하늘엔 흰 구름 떠가고 바다엔 새하얀 우리 배가 물결을 가르면서 달린다. 물 위에 떼를 지어 놀던 고기들이 놀라서 달아나고 한가로이 물에 떠 있던 고래도 배를 피해 점잖게 물 속으로 자맥질을 한다. 엊그제까지도 바다는 성난 파도로 꿈틀거렸는데 오늘은 우리의 만선 귀항을 축하라도 하는 듯 잔잔하구나." 이제는 볼 수 없지만,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소개된 김재철 회장의 '남태평양에서'의 일부이다. '재웅'은 김 회장의 남동생이다. 김 회장은 원양어선을 탈 때의 경험 등을 1960년대에 '사상계'에 기고했는데 글을 본 소설가 정비석씨가 "작가로 데뷔해도 좋겠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이밖에도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바다의 보고', 실업계 고교 국어교과서에 '거센 파도를 헤치고'라는 글이 실리기도 했다. 2000년에는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회장 자신도 기업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문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철 회장 약력

1935년 4월 7일 출생

1954년 전남 강진농고 졸업

1958년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어로학과 졸업

1968년 고려원양어업 이사

1969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

1969∼89년 동원산업 사장

1977∼91년 동원정밀 회장

1981년 미국 하버드대 AMP과정 수료

1982∼96년 한신증권 회장

1989∼2004년 동원산업 회장

1991∼99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1996∼2004년 동원그룹 회장

1999년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이사장(현)

1999년 한국무역협회 회장(현)

2000년 한·미경제협의회 회장(현)

2000년 세계무역센터협회(WTCA) 이사(현)

2001년 고려대 명예 경영학 박사 취득

2001년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현)

2004년 동원엔터프라이즈 회장(현)

2005년 부경대 명예총장(현)


동원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승계

김재철 회장은 2남2녀를 두고 있다. 후계구도는 두 아들에게 그룹을 분할해 경영하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동원그룹은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완료한 상태다. 동원그룹은 2004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원금융지주(현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친족계열분리 승인을 받았다. 산업부문(동원엔터프라이즈)과 금융부문(한국투자금융지주) 간 계열분리를 한 것이다. 김 회장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에게 금융부문을 떼어줬고, 차남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경영지원실장(차장)에게는 산업부문을 맡겼다.

김남구 사장은 독자적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17.9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김재철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에 특별한 직책을 갖고 있지 않고 있으며,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지분을 김 사장에게 대부분 증여해 현재 0.98%만 갖고 있다. 결국 김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 셈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을 자회사·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장남에겐 경영승계가 완료됐지만 차남에게는 아직 아니다. 남정씨가 동원엔터프라이즈 차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남정씨는 좀더 경영수업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셋째 처남인 박인구 동원F&B 사장이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김재철 회장이 동원엔터프라이즈 회장직을 맡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 동원F&B, 동원홈푸드, 동영콜드프라자, 동원시스템즈, 이팜, 디엠푸드, 동원와인플러스 등 8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남정씨가 지분 67.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재철 회장은 24.23%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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