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KBS 태의경 아나운서의 ‘우주인 천일야화’ 2009.09.04 국민일보 다음뉴스
책과 사람] KBS 태의경 아나운서의 ‘우주인 천일야화’
![[책과 사람] KBS 태의경 아나운서의 ‘우주인 천일야화’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09/0904/090904_12_2.jpg)
우주인들 드라마틱 사연들 재미있게 풀어내
"제 생일이 7월20일이에요. 근데 그 날이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날이거든요. 어렸을 때 과학책을 보다 그 사실을 알고 '아, 내가 우주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우주와 천문에 관련된 책들을 좋아하고 많이 읽게 됐습니다."
'우주인 천일야화'를 낸 태의경(42·사진)KBS 아나운서는 대학 때 전공이 체육이다. 서울대 체육교육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1년 KBS 18기로 아나운서실에 입사해 그간 '클릭 날씨와 생활' '경제 투데이' '건강 365일' '주부도 경쟁력이다' '월드뉴스' '바른말 고운말' '뉴스타임' 등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우주·천문 쪽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전공자 외에는 집필할 엄두를 내기 어려울 듯한 이 분야의 책을 벌써 두 번째 냈다. 2007년 2월에 출간한 '우주콘서트'는 스테디셀러로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전공보다는 소녀 때부터의 열정이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과학 저술가'로 발돋움하게 한 셈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우주에 대한 꿈을 잠시 잊고 살다 나이가 마흔 가까이 되니까 뭔가 결과물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준비한 첫 책은 원고를 써놓고도 출판사를 못 구해 2년 가까이 고생을 했는데, 한 번 책을 내니까 주변에서 또 내라고 계속 권하더군요. 책 집필을 위해 여의도에 집필실을 구하고 국·내외 자료들을 수집하며 1년 정도 작업했습니다."
이번 신간은 총 3장으로 구성됐는데 그 중 '우주인' 편이 핵심이다. 괴짜와 기인, 인간승리와 비운의 주인공 등 다양한 우주인들의 드라마틱한 사연들을 풀어냈다. 이 분야의 기존 책들은 번역서이거나 너무 전문적이어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일반인들이 책장을 넘기기 어려운 게 사실. 반면 태 아나운서의 책은 아마추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썼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미덕이다. 18년의 방송 경력도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
우주 마니아로서 근래 가장 열광했을 사건은 나로호 발사 시도일 텐데, 그 실패를 태 아나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많이 안타깝죠. 그러나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을 안 할 게 아니라면 실패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따뜻한 시각과 애정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로켓 발사는 처음부터 성공하는 경우가 별로 없죠. 미국도 많이 실패했구요. 우리도 장차 다른 나라 로켓을 대신 쏴주고 돈을 벌 수도 있는데,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을 인내심을 갖고 키워야 합니다." 본인 책 얘기보다 나로호 얘기에서 더욱 열변을 토하는 진정한 우주 소녀다.
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