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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노벨경제학상

NIE] 노벨경제학상 선정엔 어떤 공식이 있을까요
경제 5대분야 `구루` 들 돌아가며 수상
전체 68명 중 미국인이 71% `수학적모델`중요성 커지며…존 내시 등 수학자 9명 수상
기사입력 2012.10.26 17:06:09 | 최종수정 2012.10.28 08: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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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내시를 주인공으로 한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의 한 장면. 그는 게임이론 개발 공로로 지난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며 게임이론의 전성기를 열었다.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에 종사하는 존경하는 교수님들`. 1850년 스코틀랜드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이 리카도, 맬서스를 풍자해 지칭한 표현이다. 경제학이 `우울한 학문`으로 풍자된 이유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계승자인 이들이 대중의 극심한 빈곤과 불평등을 필연적 전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매년 10월 발표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기관들도 `우울한` 예측 성적표로 수모를 겪는다. 학문적 업적을 고려해 신중히 예측한 수상 후보가 맞을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글로벌 학술 정보 서비스업체인 톰슨로이터는 올해 수상이 유력시되는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2명을 꼽았다. 1976년 파생상품 가격 결정 이론을 개발한 스티븐 로스 미국 MIT 교수가 1순위, 시장 변동성을 이용해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미 예일대 교수가 2순위였다. 하지만 정작 수상자는 예측 기관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은 앨빈 로스ㆍ로이드 섀플리 교수(게임이론)에게 돌아갔다.

매년 스웨던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00~300명의 노벨 경제학상 후보를 추천받는다. 이후 5~8명으로 구성된 경제학상 선정위원회는 대부분 후보자를 연구ㆍ검증한 후 사회과학위원회(Class 4)에 주요 후보자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자료를 담은 리포트를 제출한다. 최종적으로 10월에 열리는 전체 위원회에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노벨 경제학상은 1969년 첫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로 올해까지 43년간 총 6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43년간 수상 이력을 따져 보면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 내 5대 분야 `구루(Guruㆍ大家)`들에게 돌아가며 순환적으로 주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 일반균형이론

우선 `일반균형이론(General Equilibrium Theory)` 분야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큰 축이다. 일반균형이론이란 존 케인스가 사용한 용어로 경제주체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상호의존적인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경제학 분야다. 일반균형이론은 다양한 변수들의 변화에 따른 균형(가격, 수요, 공급 등)의 변화를 추적하는 분야다.

폴 새뮤얼슨(1970년 수상)은 경제학 이론의 정태적ㆍ동태적 분석연구를 통해 일반균형이론 분야의 첫 수상자로 기록돼 있다. 이어 1972년 `일반 균형이론과 복지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케네스 애로와 존 힉스도 이 분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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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시경제학

정부, 가계, 기업 등 3대 경제주체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 분야도 수많은 수상자를 배출했다. 1976년 소비 분석과 화폐이론으로 노벨상을 거머쥔 밀턴 프리드먼을 시작으로 베르틸 올린, 제임스 미드(1977년, 국제무역이론), 아서 루이스, 시어도어 슐츠(1979년, 개발도상국 경제과정 분석), 제임스 토빈(1981년, 경험적 거시경제 이론), 프랑코 모딜리아니(1985년, 가계저축과 금융시장 분석), 로버트 솔로(1987년, 경제성장론) 등 1970~80년대 노벨 경제학상을 휩쓴 분야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거시경제학자의 수상 강세는 이어져 2004년, 2006년, 그리고 2011년 토머스 사전트, 크리스토퍼 심스까지 2~5년을 주기로 노벨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과 함께 경제학의 양대 축인 미시경제학 역시 노벨 경제학상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82년 경제 규제 효과로 노벨상을 받은 조지 스티글러, 제임스 멀리스, 윌리엄 비크리(1996년,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의 경제적 인센티브) 등이 대표적인 노벨상 내 미시경제학자들의 계보다. 가장 최근(2007년)에 수상한 미시경제학자로는 레오니트 후르비치, 에릭 매스킨 등을 들 수 있다.

4. 다학문 연계 연구

경제학을 기반으로 심리학, 정치경제학, 사회학 등 인근 학문을 융합한 `다학문 연계 연구(Interdisciplinary Research)`도 198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1986년 제임스 뷰캐넌은 경제에서 정부 역할을 제안하는 정치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으며 경제와 정치학 사이의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어 법률 연구에 경제원칙을 적용한 로널드 코스(1991년), 사회학에 경제이론을 접목한 게리 베커(1992년) 등 1990년대 초반 연달아 노벨상을 휩쓴 분야가 바로 다학문 연계 연구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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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로운 분석기법 개발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수상 분야의 축은 새로운 경제 분석 방법에 대한 수상이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연구 분석기법과 툴을 개발해 낸 학자들의 공로를 인정하는 일종의 `방법론 수상(method awards)`이다.

1969년 랑나르 프리슈과 얀 틴베르헨이 경제이론과 통계적 모델을 결합한 계량경제학의 선구적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 1호 수상자의 영광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1989년 트뤼그베 호벨모는 경제 예측을 위한 통계기법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1990년대 이후 성장한 이론적 방법론 중 가장 핵심은 게임이론이다. 1940년대 말 천재적 수학자인 존 폰 노이만과 오스카 모르겐슈테른의 선구적 연구로 탄생한 게임이론은 마침내 1994년 존 허샤니, 존 내시, 라인하르트 젤텐 등 3명의 공동 수상으로 게임이론 전성기를 열였다. 10여 년 후인 2005년 로버트 아우만과 토머스 셸링에 이어 올해 앨빈 로스, 로이드 섀플리까지 게임이론 학자들은 총 3번의 노벨 경제학상을 가져갔다.

◆ 두드러진 특징들

경제학 내 세부적인 학문 분야별 특징 외에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에서 몇 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적 연구 분야에서 미국의 지배적인 역할과 공로를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68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무려 71%(48명)가 미국인이다.

두 번째로 경제학 분석에 있어 수학적 모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흐름이다.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경제학계 내에서 부쩍 위상이 높아진 통계학적 검증, 추정 등 계량경제학(이코노메트릭스)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반영해 역대 수상자 중 수학자는 총 9명으로 유독 많다. 1994년 노벨상을 수상한 존 내시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수학 박사를 받은 천재 수학자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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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노벨 경제학상 선정위원회는 수상자 선정을 경제학의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유수 경제학자들은 "아니다"고 답하고 있다.

가령 폴 크루그먼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정부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스타 경제학자로 떠오른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거머줬지만 정작 근거가 된 논문은 수십 년 전에 작성된 국제무역에 대한 연구였다.

1980~1994년 노벨경제학상 위원회 회장을 역임했던 아서 린벡(현 스톡홀롬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은 "선정위원회는 수상 결정에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수상 자체가 경제학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편집국 = 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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