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교단 수, 부처님·하나님도 모릅니다
종단·교단 수, 부처님·하나님도 모릅니다
입력 : 2015.06.19 00:50
[종교, 아 그래?] 불교 종단·개신교 교단
2005년 대한불교조계종은 상징 문장(紋章·CI)을 발표했다. 불(佛), 법(法), 승(僧)을 상징하는 점 3개를 원이 둘러싼 형상이다. 지금은 조계종의 모든 문서와 가사에 이 문양이 새겨져 있다. 당시 종교계로서는 이례적이자 선진적인 CI 발표였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그런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난립한 군소(群小) 종단들이 저마다 '조계종'이란 이름을 쓰고 있어 '대한불교조계종'과 구분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 이 때문에 CI를 만들면서 이름 즉 '상표권'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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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단법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소속된 불교 종단은 모두 29개.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태고종, 대한불교천태종, 대한불교진각종, 대한불교관음종 등이다. 대개 불교 종단의 작명은 '대한불교○○종'이다. 보통은 앞의 '대한불교' 혹은 '한국불교'를 빼고 '조계종' '태고종' 등으로 쓰다 보니 초보 종교 담당 기자는 가끔 '한국불교조계종' 혹은 '대한불교태고종'이라고 잘못 쓰기도 한다. 종단협에 등록된 종단은 29개이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불교 종단 수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찰 1개로도 '○○종(宗)'을 붙이는 종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불교계 인사들의 말이다.
개신교도 마찬가지다. 흔히 개신교계에선 '장·감·성'이라 불리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단이 전체 교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분류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장로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두 교단이 장자(長子) 교단으로 불리지만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고신) 등도 장로교 교단이다.
개신교인이 아닌 경우 혹은 개신교인의 경우에도 각 교단 이름의 '예수교'와 '기독교' '대한'과 '한국'이 어떻게 다른 뜻으로 쓰이는지는 잘 모른다. '대한'이 '기독교' 혹은 '예수교' 앞에 붙기도 하고, 뒤에 가기도 한다. 또 일상 언어생활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합동'과 '통합'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일반인들로서는 알쏭달쏭하다.
이렇게 비슷비슷해 보이는 교단들이 많은 것은 뿌리가 대개 같기 때문. 그러나 한국 개신교 130년 역사를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교단이 나뉘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암호(?)' 수준으로 이름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계 인사들도 "한국 개신교 교단이 몇 개인지는 하나님도 모르실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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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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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신교를 보면 교파가 다양한데 그 교파들은 어떻게 나뉘었으며, 어떠한 차이점이 있습니까?
■ 흔히 한국교회를 ‘교파전시장’이라고 하던데, 예장, 기장, 통합, 합동 등은 왜, 어떻게 나뉘었습니까?
■ 하나님은 한 분이신데, 교회에는 여러 교파가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잘 믿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교회지도자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파벌 싸움하다가 생긴 것 아닌가요?
종단은 종교별 구분, 교단·교파는 그 하위 개념
교파문제는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문제는 한국 개신교의 치부에 해당되며, 답변하기 민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고해하는 기분으로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네티즌들의 질문은 주로 한국 개신교회 안에서의 교파난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개신교 안에서의 분파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종단 교단 교파
먼저 용어상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등 종교별로 구분할 경우에는 종단(宗團)이라는 용어가 적합하겠고 기독교 안에서 큰 산맥을 이루고 있는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 등으로 구분할 경우에는 교단(敎團)이라는 용어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교단(敎團)과 교파(敎派)라는 용어는 거의 구분 없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구별하자면 약간 다릅니다. 교파는 교단보다 하위개념으로서 뿌리는 같은데 그 파(派)를 달리하는 경우에 적합한 용어입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순복음, 구세군, 성공회, 루터교 등 개신교 안에서의 분파를 지칭할 경우 그리고 예장, 기장, 통합, 합동, 고신 등과 같은 장로교회 안에서의 분파를 지칭할 경우에는 교파라는 용어가 적합하겠습니다.
개신교의 교파들
개신교 안에서의 주요 교파들은 16세기 종교개혁의 여파로 탄생했으며, 그 발생 배경과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는 16세기 종교개혁자 장 칼뱅(Jean Calvin)의 신학과 신앙고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교파로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을 신앙의 표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장로교회라고 부르는 이유는 교회의 운영이 장로(presbyter, elder)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장로정치의 산실은 의회민주주의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의회가 주요 정책을 입안하듯이 교인을 대표하는 장로들이 목사와 함께 당회(堂會)를 구성하여 교회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장로정치의 근간입니다.
감리교회(Methodist Church)는 1720년대에 영국에서 새로운 부흥운동을 일으킨 존 웨슬리(John Wesley) 목사에 의해 시작된 교파입니다. 감리교의 정치제도는 감독제(episcopal)인데, 감독제란 장로정치제도나 회중정치제도와 달리 가톨릭이나 성공회나 구세군교회처럼 상부조직이 목사들의 인사권을 비롯한 주요 결정권을 행사하는 정치제도를 말합니다. 따라서 교회정치에서 감독(bishop, 가톨릭에서는 주교라고 부름)이 상당한 권한을 지니게 됩니다.
침례교회(Baptist Church)의 뿌리는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울리히 츠빙글리(Ulrich Zwingli)와 토마스 뮌처(Thomas M ntzer)를 주축으로 형성된 재세례파(Anabaptist) 운동이라고 볼 수 있으며, 오늘날의 침례교회는 1608년에 영국교회의 목사였던 존 스미스(John Smyth)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침례교회의 정치제도는 장로제나 감독제가 아닌 회중제로서 회중(會衆) 즉 전체 교인들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권위를 지니며 개교회의 독립성을 인정합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침례(浸禮) 즉 온 몸을 물에 잠그는 세례를 유일한 세례로 인정하며, 유아세례를 반대합니다.
성공회(Anglican Church)는 16세기에 정치적·신학적 이유로 로마가톨릭으로부터 분리돼 영국국교회로 탄생한 교단을 말합니다. 성공회의 신학은 개신교에 가깝지만 교회의 정치제도와 예배의식은 가톨릭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성공회의 정신을 중용(Via Media)이라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영국의 왕이 교회의 수장이 되고 영국국회가 교회법을 제정합니다.
루터교회(Lutheran Church)는 종교개혁의 주체였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신앙적·신학적 입장을 따르는 사람들이 창립한 교파를 말합니다. 루터교회는 신조와 신학의 면에서 다른 개신교의 교파들과 큰 차이가 없으나, 예배의식에서는 개신교 중에서 성공회 다음으로 가톨릭적 요소를 많이 채택하고 있는 예전적 교회(liturgical church)에 속합니다.
구세군교회(Salvation Army Church)는 1858년 감리교 목사였던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가 빈민구제를 주요 목적으로 영국에서 창설한 교파입니다. 구세군의 특징은 교회의 조직을 군대식 조직으로 하여 세계의 모든 구세군 교회와 교인들이 한 대장의 통솔 하에 있는 점, 그리고 사회사업을 선교의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점입니다.
성결교회(Holiness Church)는 1901년에 극동지방 선교를 목적으로 미국에서 창립된 동양선교회(O.M.S)를 중심으로 시작된 교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7년부터 선교활동을 시작했으며, 신학적 바탕은 감리교와 마찬가지로 요한 웨슬레의 신학적 노선을 따르며, 사중복음(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강조합니다.
순복음교회(Pentecostal Church)는 ‘오순절교회’라고도 하는데, 교단의 공식명칭은 ‘하나님의 성회’(The Assembly of God)입니다. 1914년 미국 아칸소 주에서 작은 오순절파 교회들이 연합해 설립하였으며, 신학적 바탕은 웨슬리안에 가깝고, 성령의 초자연적인 능력(방언, 병 고침 등)을 강조하며, 세례의식은 침례(浸禮)로 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수많은 교회와 신자들이 있습니다.
21세기에 한국 개신교가 추구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당연히 속죄하는 마음으로 분열된 교회들의 일치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강영선 한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