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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오르막내리막 2013. 5. 2. 19:43
인터뷰] “태평양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

이종납 칼럼니스트 (발행일: 2009/08/10 18:08:14)


[인터뷰] “태평양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
-SPn 서울포스트, 이종납 칼럼니스트


30평 남짓한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사무실에는 사방 빼곡이 태평양전쟁 과정에서 희생되거나 고통을 겪었던 희생자들의 명부가 정리되어 있다.

양순임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장(사진: 강미경)

유족회를 이끌고 있는 양순임회장은 “태평양전쟁때는 일본군으로부터 치욕을 겪었고 해방후에는 정부의 무관심때문에 더 큰 울분과 서러움을 느꼈다”고 회고하고 "일제 식민통치의 불행한 역사 속에 내몰렸던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은 당시 내가 아니면 누구라도 가야 할 죽음의 장에 강제 동원된 사람들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생존자들마저도 불구자로 혹은 병든 힘없는 계층으로 평생을 전쟁 후유증과 고통에 시달리다가 거의 다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남아있는 생존자들은 몇 천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 분들도 소리없이 죽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확고한 조치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지난 1973년 4월에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인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군인, 군속,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모여서 만든 피해자 단체로 출범한지 만 36년을 넘긴 장수 단체이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태평양전쟁 희생자'라는 말이 낯설게 다가온다.

양 회장은 ‘우리가 약소국 또는 피해자입장에서 `일제 강제징용ㆍ징병 희생자'나 `일제 강제연행 피해자'란 말보다 `태평양전쟁 희생자'라는 용어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양 회장은 `태평양전쟁'이라는 말이 들어가야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가해자이자 전범국이라는 사실이 강조되고 국제 사회에서 그에 상응한 배상 요구 등 법적 대응도 가능하다며 ‘태평양전쟁’ 사용을 집요하게 고집하고 주장하고 있다.

우린 일제강제연행 피해자가 아닌 `태평양전쟁 희생자'

일본의 우익 세력들은 `태평양전쟁' 대신 `대동아전쟁'이라는 말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흔하게 써왔던 `일제 강점하'라는 말은 국제사회에서 대항력이 별로 없는 `국내용'이라는 게 양 회장의 주장이다.

태평양전쟁희생자(자료사진)

양 회장은 "지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65년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8억 달러(유무상 포함)의 청구권 자금을 일본으로부터 받았는데 이 청구권 자금은 거의 전부가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보상 몫으로 산정된 것이었고 당시 한국 정부도 청구권 자금을 받으면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개인 보상'은 정부가 하겠다고 했다. 박정희 정부는 이 청구권 자금을 받아 포항제철,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국가 기간 시설 확충에 사용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 아닌가?

당시 우리나라가 워낙 가난했기 때문에 우리의 희생댓가로 받은 돈으로 국가발전에 우선 사용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룬만큼 지금은 충분한 보상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40년 넘게 희생자들을 방치해 왔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에 이어 조국에 배신당했다는 느낌에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그러나 “한때 박 대통령이 지독하게 가난했던 당시 국가발전을 위해 쓰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을 유족들에게 돌려주지 못해 사석에서 늘 가슴아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당시 우리 유족들은 최고통치자였던 박 대통령이 그래도 우리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었고 우리를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많은 유족들이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 “지난 노무현 정부때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을 위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해서 희망을 가졌는데 당시 정부가 만든 법률안을 보면 유족들이 그토록 호소했던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유족들에게 더 큰 상처만 주고 말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유족회에 큰 죄책감 느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지난 73년 4월, 부산에서 '태평양전쟁 유족회'를 발족시켜 활동하던 중 75년에 정부는 당시 피해자로 확정된 군인, 군속 8,552명 에 대하여 25억 6천만원을 지불하려고 했지만 유족회에서는 당시 군인군속전사자 수가 21,919명인데 8,000명에 대한 위로금 30만원 지급은 너무도 적은 금액이라며 수취를 거절하기도 했다.
90년 5월에는 양 회장은 태평양전쟁희생자에 대한 해결이 전제되지 않는 한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 방일에 반대한다며 철야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양순임회장
양 회장은 “최근 내놓은 정부 법률안에는 일제 강제동원으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희생자 유족에 대해서는 1인당 2천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토록 하고 있는데 그간 강제동원 피해자라고 정부 당국에 신고한 사람은 22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정부 법률안 대로라면 1인당 2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사람은 실제로 5천명이 안된다”고 지적하고 “2천만원이라는 액수도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법 때의 `일시금 4천300만원+월 80만원'에 비해서는 너무 적고 2억-3억원에 달하는 5.18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금에 비해서도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유족 1인당 일시금으로 5천만원과 매월 60만원을 지원하고 유족의 범위를 넓히고 생존자들도 생활안정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의 유해송환과 세계여성인권사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위안부들의 역사를 정리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양순임 회장은 특히 이번 8.15때 전 국민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일제가 그립습네까?’란 주제로 일제,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부터 사회 구석구석에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는 퍼포먼스를 준비중에 있다.
양순임회장은 1945년 8월15일 광복64주년을 기념하고 내년 2010 8.15는 한일강제합병 100주년을 기념해 침략적 만행을 저지런 태평양전쟁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고 스포츠를 통한 국내외의 평화증진을 실천하기 위해 오는 8월 15일에 제2회 8.15비둘기마라톤대회를 성대하게 열 준비를 하느라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기사:오늘의 한국 제공)

양순임회장 주요 프로필
▲경북여자 경영정보 고등학교(구.경북여상)졸업 ▲테헤란 국립대학교 미술대학 유화전문과정 수료 「문학사」 ▲경남대학교 북한 대학원 북한학(사회.문화). 석사학위취득 ▲사단법인 한민족 통일 촉진협회 초대회장 역임 ▲강제연행희생자 진상규명 서울특별시 실무위원 부위원장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장


(이종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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