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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씨

황실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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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에 제사 120번 지내… 왕실 그린 영화도 만들 것 "

  • 석남준 기자

    입력 : 2011.05.14 03:06 | 수정 : 2011.05.14 15:03

    대한제국 황실 代 이은 '황사손' 이원

    2005년 7월 16일 대한제국 황실의 적통을 이어받았다는 마지막 황세손(皇世孫) 이구씨가 세상을 떠났다. 황세손의 타계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사는 이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을 기점으로 인생이 180도 달라진 사람이 있다. 황세손의 양자로 결정되면서 '황실의 대를 잇는 자손'이라는 뜻의 황사손(皇嗣孫)이 된 이원(49)씨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1년에 120여회의 제사를 지내야 하는 황사손이 된 이씨를 지난 11일 오후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11일 오후 창덕궁 돈화문(敦化門) 앞에 선 황사 손 이원씨. 그는“왕실 문화는 최고의 문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 동영상 chosun.com /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이씨는 이른바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세계적인 방송사 HBO에서 PD로 근무하고, 귀국한 후에는 대기업에 입사해 홈쇼핑 업체의 방송본부장까지 승진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씨는 "미국에서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의 영상을 보고 '이건 환상이다'란 생각을 할 정도였다"며 "늘 새로운 트렌드를 좇고 창조하는 것만 생각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의 인생을 하루아침에 달라지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그의 '핏줄'이었다. 고종의 둘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의 9남이 그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황사손이 된 이씨는 "모태 신앙의 기독교 신자였기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 게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다. 초헌관(제사 지낼 때 첫 잔을 올리는 사람)인 그는 황실의 주요 행사(조경단대제·종묘대제·사직대제·건원릉기신친향례·환구대제)와 조선왕릉 40기의 제사를 비롯해 1년에 120여회의 제사를 지내야 한다. 이씨는 "스스로도 참으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뿌리에 대한 부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쌓아온 것을 과감히 버렸다"고 했다.

    모든 걸 버리고 황사손이 됐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억대 연봉을 받았던 이씨는 황사손이 되며 급여를 따로 받지 않게 됐다. 황세손 이구씨는 정부로부터 '정보유지비'라는 이름으로 1년에 1억여원을 받았지만, 황사손에게는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대동종약원 회원들이 내는 성금의 일부를 생활비로 받고 있다. 국민에게 잊혀진 대한제국 황실문화를 알리기 위해 황실문화원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씨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회원이 500만명이나 돼 정치세력화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씨에겐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있다. 그러나 이씨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며 "아이들 학교에서도 내 직업을 사업가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황사손으로 인생이 바뀐 지 6년. 이씨의 입에선 '콘텐츠'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왔다. 그는 "이 시대의 황사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했다. PD 출신이라는 과거를 숨길 수 없었던 것인지, 그는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씨는 "영국 왕실의 결혼식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며 "왕실 문화는 왕실 후손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최고의 문화 콘텐츠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왕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2일 이씨는 일본으로 떠났다. 한 스님으로부터 고종의 갑옷과 투구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갑옷과 투구는 당시 군(軍)통수권자의 상징물로서 가치가 크다"며 "박물관장을 만난 후 결과가 여의치 않으면 직계 후손으로서 소송도 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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